워런 버핏이 수년간 '내 최대 실수'라던 구글(알파벳)을, 버크셔가 드디어 대규모로 사들였습니다. 2025년 3분기 장내 매수로 시작해 2026년 6월엔 100억 달러 유상증자 사모까지 넣었는데, 그것도 'AI 때문'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버핏이 왜 지금 알파벳을 샀고, 따라 사도 되는지 따져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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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B
장내 보유 지분 (7번째 큰 종목) |
$10B
유상증자 사모 (6월·앵커 투자) |
~$26B+
알파벳에 건 돈 (합계·보도 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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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한 줄 답. 버크셔가 알파벳을 산 건 '싸서'가 아니라 'AI 해자' 때문입니다. 가치투자의 상징이 빅테크 AI에 역대급으로 베팅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지만, 13F는 한참 지난 뒤 공개되는 후행 정보이고 버핏도 틀린 적이 있어서, '버핏이 샀으니 나도'는 위험합니다. |
| 이 글 차례 · ① 최대 실수라던 구글 · ② 장내 매집 · ③ 유상증자 사모 · ④ 왜 지금, 왜 AI · ⑤ 따라 사도 될까 · ⑥ 정리 |
① '최대 실수'라던 구글
이 이야기의 맛은 배경에 있습니다. 워런 버핏과 그의 오랜 동업자 찰리 멍거는 오래전부터 구글을 못 산 걸 두고 '내 인생 최대 실수 중 하나', '부끄럽다'고 공개적으로 말해 왔습니다. 버크셔는 자회사 가이코(자동차 보험)가 구글 광고에 큰돈을 쓰면서 구글의 사업 모델이 얼마나 강한지 코앞에서 봤는데도, 정작 주식은 사지 않았다는 게 두고두고 회자됐습니다. 이해하기 쉽고, 해자가 깊고, 돈을 잘 버는 회사. 버핏이 좋아하는 조건을 다 갖췄는데도 '너무 비싸 보인다'며 지나친 종목이 구글이었습니다.
버핏이 빅테크를 멀리한 데는 '이해 못 하는 건 안 산다'는 원칙이 있었습니다. 기술 변화가 빨라 10년 뒤를 못 그리겠다는 이유였죠. 그런 그가 애플을 사며 한 번 선을 넘었고, 이번 알파벳으로 또 한 번 넘었습니다. 가치투자의 교본이 '내가 못 그리겠다'던 영역을, 시대가 바뀌자 다시 들여다본 셈입니다.
그런 구글을, 버핏이 경영 일선에서 그렉 아벨에게 바통을 넘기는 전환기에 버크셔가 사기 시작했습니다. 늦었지만 결국 인정한 셈이고, 그 인정의 방식이 한 번이 아니라 두 단계였습니다.
사실 버크셔가 빅테크를 산 게 처음은 아닙니다. 2016년 애플을 사들여 한때 포트폴리오의 절반 가까이를 채운 전례가 있습니다. 그때도 '버핏이 기술주를?'이라는 반응이 컸지만 결과적으로 버크셔 역사상 손꼽히는 성공이 됐습니다. 알파벳 매수가 '제2의 애플'이 될지 뒤늦은 추격이 될지는 시간이 답하겠지만, 거장이 같은 패턴, 즉 이해 가능한 거대 플랫폼을 대규모로 담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합니다.
② 1단계: 조용히 장내에서 사 모았다
버크셔는 2025년 3분기에 처음으로 알파벳 지분을 공개했습니다. 약 43억 달러어치, 1,780만 주 규모로 시작한 첫 매수였습니다. 그리고 2026년 1분기에 이 지분을 거의 세 배로 늘렸습니다. 약 4,000만 주를 더 사들여 보유 주식이 5,780만 주 안팎, 평가액 약 166억 달러가 됐고, 단숨에 버크셔의 7번째로 큰 보유 종목으로 올라섰습니다.
| 시점 | 무슨 일 |
|---|---|
| 2025년 3분기 | 알파벳 첫 매수 공개. 약 43.4억 달러·1,780만 주 |
| 2026년 1분기 | 지분 약 3배로. 누적 5,780만 주·약 166억 달러. 7위 보유 종목 |
| 2026년 6월 | 유상증자에 100억 달러 사모로 추가 참여(아래 ③) |
여기서 짚어둘 게 있습니다. 이 매수는 13F라는 분기 보고서로 공개되는데, 13F는 분기말 기준 포지션을 45일이나 지나서야 알려줍니다. 즉 우리가 '버크셔가 샀대'라고 듣는 시점엔 이미 한참 전에 산 것입니다. 뒤에서 따라 사기 전에 꼭 기억해야 할 시차입니다.
규모도 같이 봐야 합니다. 버크셔는 사상 최대급 현금을 쌓아두고 보유 종목 수를 오히려 줄여온 참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알파벳만큼은 분기마다 공격적으로 늘렸다는 건, '딱히 살 게 없다'던 버크셔가 모처럼 확신을 가진 자리라는 뜻입니다. 다만 그 확신조차 전체 포트폴리오에서는 7번째 비중이라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합니다.
③ 2단계: 유상증자에 100억 달러 사모로
장내 매집만으로도 큰 베팅인데, 2026년 6월에 한 발 더 나아갔습니다. 알파벳이 AI 인프라에 쓸 돈을 마련하려고 사상 최대급 유상증자(최종 847.5억 달러)를 했는데, 버크셔가 그 핵심 앵커 투자자로 100억 달러를 사모 방식으로 넣었습니다. 50억 달러는 클래스 A주를 351.81달러에, 나머지 50억 달러는 클래스 C주를 348.20달러에 받는 조건이었고, 골드만삭스가 주관을 맡았습니다.
이 유상증자가 시장에 어떤 의미였는지, 희석은 얼마나 되는지는 제가 앞서 'M7 유상증자 도미노' 글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버크셔가 단순히 장에서 주식을 줍는 데서 그치지 않고, 회사가 직접 발행하는 신주를 받는 앵커 자리까지 자처했다는 점입니다. 그만큼 알파벳의 AI 투자에 길게 함께 가겠다는 신호로 읽혔습니다.
장내 매수와 사모 참여는 성격이 다릅니다. 장내 매수는 이미 시장에 풀린 주식을 사는 거라 회사로 새 돈이 들어가지 않지만, 유상증자 사모는 회사가 새로 찍는 주식을 받는 거라 알파벳 금고에 실탄이 직접 들어갑니다. 버크셔가 둘 다 했다는 건, 주가 차익만 노린 게 아니라 알파벳의 AI 투자 자체에 자금을 대주는 동업자 역할까지 맡았다는 의미입니다.
④ 왜 지금, 그리고 왜 'AI 때문'인가
가장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버크셔가 알파벳을 산 건 전통적인 '싸서 줍는' 가치투자와는 결이 다릅니다. 시장의 해석은 명확합니다. 알파벳을 산 이유는 저평가가 아니라, 시장이 아직 제대로 값을 매기지 않은 'AI 해자'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검색·클라우드·자체 AI 칩·제미나이로 이어지는 알파벳의 인공지능 수직계열화를, 버크셔가 장기 경쟁우위로 봤다는 뜻입니다.
알파벳의 강점은 한 군데가 아니라 여러 겹입니다. 검색이라는 거대한 현금창출원, 전 세계에 깔린 클라우드, 엔비디아에 덜 의존하게 해주는 자체 AI 칩(TPU), 그리고 제미나이라는 자체 모델까지. AI에 필요한 '돈·데이터·반도체·모델'을 한 회사가 다 갖고 있다는 게 핵심입니다. 버크셔가 본 해자는 이 수직계열화의 두께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타이밍도 묘합니다. 6월 들어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비트코인·금·기술주가 한꺼번에 빠지는, 이른바 '썰물' 장세가 있었습니다. 남들이 공포에 자산을 줄일 때 버크셔는 오히려 알파벳을 역대급으로 사들인 셈입니다. '남이 두려워할 때 욕심내라'는 버핏의 오랜 격언이 그대로 행동으로 나온 장면이라, 상징성이 큽니다.
⑤ 그럼 따라 사도 될까
여기서 차분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버핏이 샀으니 나도 산다'는 생각엔 함정이 셋 있습니다.
첫째, 앞서 말한 시차입니다. 13F로 공개될 즈음엔 이미 가격이 움직인 뒤입니다. 버크셔가 장내에서 담은 평단과, 지금 우리가 보는 주가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그나마 또렷한 숫자는 6월 사모 가격(클래스 A 351.81달러, 클래스 C 348.20달러)인데, 이건 '버크셔가 이 가격엔 기꺼이 샀다'는 한 참고점일 뿐 바닥 보증서가 아닙니다.
둘째, 버핏도 틀립니다. 버크셔는 유나이티드헬스를 샀다가 얼마 못 가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그 매수에서 매도까지를 따로 정리한 적이 있는데, 거장의 결정도 늘 맞는 게 아니라는 좋은 사례였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버핏에서 그렉 아벨로 넘어가는 전환기라, '버핏의 선택'이라는 표현 자체도 예전만큼 단순하지 않습니다.
셋째, 같은 종목이라도 들어가는 가격과 비중이 다릅니다. 버크셔에게 알파벳은 수백 종목 중 7번째 비중이고, 막대한 현금 위에 얹은 베팅입니다. 개인이 알파벳 하나에 자산을 몰아넣는 것과는 위험의 무게가 전혀 다릅니다. 거장의 '한 칸'을 개인의 '전부'로 옮기면 안 됩니다.
게다가 따라 사기엔 이미 알파벳 주가가 AI 기대를 상당히 반영해 있습니다. 버크셔가 처음 담기 시작한 2025년 가을과 지금은 가격대가 다릅니다. '버핏이 산 종목'이라는 라벨이 붙는 순간 개인 매수세가 몰려 단기 고점을 만들기도 합니다. 거장의 매수는 참고하되, 내 매수 가격은 내가 따로 따져야 합니다.
⑥ 그래서 무엇이 남나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버크셔가 '최대 실수'라던 구글을 장내 매집과 유상증자 사모로 합쳐 250억 달러 넘게 사들인 건, 가치투자의 아이콘마저 빅테크 AI를 핵심 자산으로 인정했다는 큰 신호입니다. 동시에 그건 후행 정보이고, 거장도 틀리며, 비중과 가격은 사람마다 다르다는 사실도 같이 남습니다. 이 둘을 함께 들고 가는 게 맞습니다.
한 가지 더. 이번 일은 'AI에 돈이 몰린다'는 큰 흐름의 또 다른 증거이기도 합니다. 오픈AI·앤스로픽 같은 회사들이 천문학적 자금을 빨아들이는 가운데, 알파벳은 남의 돈을 받는 쪽이 아니라 스스로 거대 자금을 조달해 AI에 쏟아붓는 쪽입니다. 그 조달에 버핏의 버크셔가 앵커로 섰다는 건, AI 인프라 경쟁이 이제 '누가 돈을 더 오래 댈 수 있나'의 싸움으로 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 머니게임의 다른 축인 오픈AI·앤스로픽의 상장 경쟁은 오픈AI·앤스로픽 IPO 글에 정리해 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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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가기 전 체크 ☐ ☐ 13F는 45일 지난 후행 정보,지금 가격은 버크셔 평단과 다를 수 있다 ☐ 알파벳은 버크셔의 7번째 비중일 뿐, 현금 위에 얹은 한 칸이다 ☐ 버핏도 틀린다(유나이티드헬스 매수→매도),거장 추종은 면죄부가 아니다 ☐ '싸서'가 아니라 'AI 해자'에 건 베팅,그 전제(AI 우위)가 흔들리면 논리도 흔들린다 |
버핏이 최대 실수라던 종목을 말년에 사는 장면은, 거장도 결국 시대를 따라간다는 걸 보여줍니다. 다만 저는 '버핏이 샀다'를 매수 버튼으로 읽지 않으려 합니다. 그가 산 이유(AI 해자)와 그가 감당하는 방식(작은 비중·거대한 현금)을 같이 봐야, 따라가더라도 제 속도로 갈 수 있으니까요.
참고 자료
CNBC·Yahoo Finance·Motley Fool·Seeking Alpha 등 버크셔 알파벳 13F 지분(2025 3분기 첫 매수·2026 1분기 약 3배·약 166억 달러·7위)·6월 100억 달러 사모(클래스 A 351.81·C 348.20)·알파벳 847.5억 달러 유상증자 보도, 버핏·멍거 '구글 최대 실수' 발언. 지분·가격·순위는 13F·공시·보도 기준이며 13F는 분기말 기준 45일 지연 공개라 현재 시세와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이 목적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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