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X가 상장하면 우주 테마가 오를지 내릴지, 저도 확신이 없습니다. 근데 확신이 없는 이유 자체가 이 질문의 핵심인 것 같아서 그냥 생각나는 대로 풀어볼게요.
일단 저는 TIGER 미국우주테크를 들고 있으니까 이해관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더 냉정하게 보려고 노력합니다.
SpaceX 상장이 호재인 이유는 단순합니다.
지금 우주 ETF에 들어온 돈 중 꽤 많은 부분이 사실 SpaceX에 간접 노출되고 싶어서 들어온 돈입니다. 직접 살 방법이 없으니 Rocket Lab도 사고, TIGER 미국우주테크도 사는 거예요. SpaceX가 상장되면 이 수요가 한꺼번에 SpaceX 주식으로 몰립니다.
그때 TIGER 미국우주테크 같이 수시 편입이 가능한 ETF는 상장 당일 또는 직후에 SpaceX를 담을 수 있습니다. "SpaceX 사고 싶으면 이 ETF 사면 돼"가 되는 순간, ETF 자체로도 자금이 들어옵니다. 지금보다 스토리가 훨씬 강해집니다.
근데 Rocket Lab 입장에서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Rocket Lab은 지금 "SpaceX가 안 되는 걸 해주는 회사"로 포지셔닝돼 있고, 그 포지션 덕분에 프리미엄을 받고 있습니다. SpaceX가 상장되면 투자자들이 굳이 Rocket Lab을 통해 우회할 이유가 줄어듭니다. 프리미엄이 빠지는 시나리오가 충분히 가능합니다.
저는 이 부분이 좀 걸립니다. TIGER 미국우주테크 안에 Rocket Lab 비중이 있거든요. SpaceX 편입으로 전체 스토리는 강해지는데, 내부에서 Rocket Lab이 빠지는 압력을 받으면 두 힘이 상쇄될 수 있습니다.
제일 무서운 시나리오는 따로 있습니다.
SpaceX가 너무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상장하는 겁니다. 지금 비공개 상태에서 기업가치가 3,500억 달러 얘기가 나오는데, 상장 프리미엄까지 붙으면 4,000~5,000억 달러도 나올 수 있습니다. 근데 상장 직후 주가가 밀리면, 그 순간 "우주 버블"이라는 프레임이 섹터 전체에 씌워집니다. 리비안 때 EV 섹터 전체가 흔들렸던 거랑 비슷한 패턴입니다. 그게 제일 피하고 싶은 그림입니다.
결국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SpaceX 상장 자체보다 어떤 가격에, 어떤 타이밍에 상장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으로 상장하면 우주 테마 전체가 레벨업합니다. 고평가로 상장해서 주가가 밀리면 단기적으로 섹터 전체가 출렁입니다.
그래서 저는 SpaceX 상장을 기다리면서 지금 포지션을 줄이지 않습니다. 다만 상장 직후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보고 그다음 행동을 결정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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