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곱창 대창 막창 양 천엽, 어디 부위인지 십 년 만에 알았어요

콩나물국밥 2026. 6. 10. 16:41

오늘 양대창집에서 친구가 천엽이 어디냐고 묻길래 자신 있게 "벌집처럼 생긴 거"라고 답했어요. 집에 와서 찾아보니 틀렸더라고요. 그 벌집은 따로 있었어요.

소는 위가 네 개래요. 1위 양, 2위 벌집양, 3위 천엽, 4위 막창. 그러고 나서 소장이 곱창, 대장이 대창이고요. 허니컴 무늬는 둘째 위인 벌집양이고, 천엽은 책장처럼 얇은 잎이 겹겹이 쌓인 셋째 위였어요. 천 개의 잎이라 천엽. 이름 뜻도 모르고 십 년을 먹었네요.

벌집 무늬가 선명한 벌집양이 섞인 특수부위 모둠 구이

바로 이 벌집 무늬예요. 제가 천엽이라고 우긴 게 사실은 벌집양이었어요.

무쇠판에 구운 소곱창

곱창은 소장이에요. 안에서 터지는 그 고소한 곱이 소화액이랑 지방이라는 것도 오늘 알았어요. 모르고 먹을 때가 더 행복했던 정보예요.

석쇠에 굽는 양념 대창

대창은 대장이에요. 사실상 기름을 굽는 거죠. 알면서도 시키게 되는 게 문제지만요.

석쇠에 구운 막창

막창이 제일 헷갈려요. 소막창은 소의 넷째 위인데, 돼지막창은 돼지 대장 끝이라 같은 위가 아니에요. 대구에서 막창 하면 보통 돼지 쪽이라더라고요. 이름만 같고 동물도 부위도 다른 거였어요.

돼지 쪽도 마저 정리하면 이래요. 돼지는 위가 하나뿐이라 양이고 벌집양이고 천엽이고 애초에 없어요. 소장이 돼지곱창(순대 껍질이 이거예요), 대장이 돼지대창, 그 대장의 끝이 막창. 위는 오소리감투라는 이름으로 따로 팔아요. 곱창은 소든 돼지든 소장이라 그나마 일관성이 있는데 막창만 혼자 딴 데 가 있는 거죠.

양은 첫째 위예요. 기름기 없이 담백하고 쫄깃한 그거요. 양곱창집의 양이 위장이라는 생각을 안 하고 먹은 지 오래됐어요.

얇게 썬 천엽으로 보이는 부위

그리고 문제의 천엽이에요. 셋째 위, 잎이 겹겹이. 이게 천엽 사진이라는데 솔직히 보고도 긴가민가해요. 오늘 한 번 틀린 사람이라 사진도 못 믿는 중이에요.

석쇠에 굽는 양념 양대창

양대창은 담백한 양에 기름진 대창을 같이 굽는 조합이에요. 담백하게 시작해서 기름으로 끝나니까 계속 시키게 되는 거였어요.

아까 그 대답은 취소해야겠어요. 다음엔 그냥 조용히 먹으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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