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더니, 지금 연금저축에 한국 반도체 담는 사람들
1년 전쯤이었나요. 커뮤니티에서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말이 유행했던 게. 저도 그때 그 말에 어느 정도 동의했습니다. 연금저축이고 ISA고 죄다 S&P500, 나스닥100으로 채워뒀거든요. 한국 종목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근데 지금 코스피가 6,500을 넘어서고 SK하이닉스 1년 수익률이 +600%를 찍는 걸 보고 있자니, 솔직히 마음이 좀 흔들립니다. FOMO라고 해도 할 말이 없네요. 그래서 연금저축 안에서라도 한국 반도체를 좀 담아볼까 싶어 찾아보다가, 올해 2~4월에 줄줄이 상장한 이 시리즈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삼성전자 25% + SK하이닉스 25% + 단기 국공채 50%. 이름도 거의 똑같은 ETF가 두 달 사이에 4개나 상장됐고, 그중 RISE는 벌써 AUM 1조를 넘겼습니다. 4종이 정말 똑같은지, 다르다면 뭐가 다른지, 연금계좌에선 어떻게 활용하는 건지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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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E (KB)
1.27조원
보수 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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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DEX (삼성)
5,715억
보수 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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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 (하나)
322억
보수 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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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WOOM (키움)
196억
보수 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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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왜 이 카테고리가 두 달 만에 메가히트가 됐나
2026년 2월 26일, KB자산운용이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을 상장했습니다. 처음엔 그냥 흔한 채권혼합 ETF인 줄 알았는데요. 두 달 만에 순자산이 1.27조를 돌파했습니다. 솔직히 이 정도 속도는 흔하지 않습니다.
그러자 어떤 일이 벌어졌냐. 4월 7일 KODEX, 4월 14일 1Q, 4월 21일 KIWOOM. 일주일 간격으로 똑같은 콘셉트의 ETF가 줄줄이 상장됐습니다. 운용사들끼리 카피캣 경쟁이 시작된 거죠.
삼성전자 25% + SK하이닉스 25% + 단기 국공채 50%. 이 단순한 조합이 왜 그렇게 잘 팔렸을까요. 정답은 "연금계좌"에 있습니다. 자세한 건 4번 섹션에서 다룹니다.
개인적으로는 운용사들이 이 정도로 빨리 따라붙는 걸 보면, 시장에서 진짜 뭔가 통한 게 맞다는 생각입니다. 4월 24일자 딜사이트 기사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신상품 보호제도를 운영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통과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작년 우주 ETF 1Q 미국우주항공테크가 나오자마자 5종이 카피로 따라붙었던 것과 똑같은 패턴이에요.
| 상장일 | ETF | 운용사 | 간격 |
|---|---|---|---|
| 2026.02.26 |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 KB자산운용 | 원조 |
| 2026.04.07 |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 삼성자산운용 | +40일 |
| 2026.04.14 | 1Q K반도체TOP2채권혼합50 | 하나자산운용 | +7일 |
| 2026.04.21 | KIWOOM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 키움투자자산운용 | +7일 |
그러니까요. 4월에만 거의 매주 새로운 카피캣이 상장된 셈입니다.
2. 4종 기본 스펙 — 거의 복붙 수준
먼저 한 가지 분명히 해두면, 4종 모두 주식 비중은 완전히 동일합니다. 삼성전자 25% + SK하이닉스 25% + 채권 50%. 일간 Constant Mix 리밸런싱으로 ±1% 이내에서 자동 조정됩니다.
차별화는 보수, 채권 종류, 분배 정책에서만 발생합니다. 정말 미세한 차이라 이 부분만 잘 따져보면 됩니다.
| 항목 | RISE | KODEX | 1Q | KIWOOM |
|---|---|---|---|---|
| 종목코드 | 0162Z0 | 0177N0 | 0182S0 | 0183V0 |
| 총보수 | 0.01% | 0.07% | 0.01% | 0.07% |
| 채권 만기 | 1년 이내 | 5년 이내 | 6개월 이내 | 1년 이내 |
| 분배 주기 | 분기 | 매월 | 분기 | 매월+특별 |
| 환헤지 | 100% 원화 | 100% 원화 | 100% 원화 | 100% 원화 |
제가 보기에 가장 의외였던 건 KODEX의 채권 만기였습니다. 다른 3종은 다 1년 이내 초단기인데, KODEX만 5년 이내 중기채를 섞었어요. 이게 미묘하게 큰 차이입니다. 이건 5번 섹션에서 다시 짚겠습니다.
3. AUM 격차 — 선점이 결국 다 가져갔다
사실 이 글에서 가장 충격적인 데이터가 이거였습니다.

RISE 1.27조 vs KIWOOM 196억. 단순 비교로 65배 차이입니다. 물론 RISE가 두 달 먼저 상장한 영향이 크긴 합니다만, 그걸 감안해도 격차가 압도적이에요.
| ETF | 상장 기간 | AUM | 상장 후 수익률 |
|---|---|---|---|
| RISE | 약 2개월 | 1.27조원 | +14.5% |
| KODEX | 약 3주 | 5,715억 | +9.8% |
| 1Q | 약 2주 | 322억 | +5.5% |
| KIWOOM | 약 1주 | 196억 | +2.3% |
상장 후 수익률은 결국 그 기간 동안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흐름을 따라가는 거니까 큰 의미는 없습니다. AUM이 진짜 문제예요.
제가 ETF를 고를 때 AUM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호가 스프레드가 좁고, LP가 적극적으로 들어와 있고, 청산 위험이 낮기 때문이에요. AUM 200억짜리 ETF는 매수·매도할 때 슬리피지가 꽤 발생합니다.
RISE 1.27조와 KIWOOM 196억은 사실상 다른 차원의 상품으로 봐야 합니다. KIWOOM·1Q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4. 진짜 셀링포인트는 연금계좌 85% 효과
자, 이제 핵심입니다. 왜 이런 어정쩡한 비중(주식 50% + 채권 50%)의 ETF가 메가히트를 친 걸까요. 답은 연금계좌에 있습니다.
연금저축·IRP·DC형 퇴직연금에는 위험자산 70% 한도라는 규제가 있습니다. 주식형 ETF, 펀드, ELS 같은 위험자산은 전체 자산의 70%까지만 담을 수 있어요. 나머지 30%는 예금·채권 같은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합니다.
근데 이 채권혼합 50 ETF는 금감원·한국거래소 분류상 안전자산 100%로 잡힙니다. 채권 비중이 50%라서요.

그러니까 이렇게 됩니다. 연금계좌 100% 중에서요.
그냥 직접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사면 70% 한도에 묶입니다. 이 ETF를 활용하면 같은 연금계좌 안에서 실질 반도체 노출을 85%까지 끌어올릴 수 있어요. 사실상 연금 한도의 우회로 같은 거죠.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합법적인 회색지대로 보입니다. 규제 의도가 "연금에서 너무 위험자산만 사지 마라"였는데, 실제 결과는 채권 50% 끼워 넣은 ETF로 더 공격적인 포지션이 만들어지는 거니까요. 언젠가 금감원이 이 분류를 손볼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저도 확신은 없습니다.)
주의 — 이건 어디까지나 두 종목 집중 베팅
85% 효과가 매력적이긴 한데,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 50%를 베팅하는 셈입니다. 분산 투자가 안 됩니다. 반도체 사이클이 꺾이면 이 ETF도 같이 꺾여요. 연금 자산 전체를 여기에 몰아넣는 건 위험합니다.
5. 채권 듀레이션 — 미세하지만 무시 못 할 차이
2번 섹션에서 살짝 언급했던 부분, 채권 만기입니다. 4종이 똑같다고 말했지만, 채권 부분만은 미묘하게 다릅니다.

듀레이션이 뭐냐면, 채권 가격이 금리 변동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듀레이션 2.7년이면, 금리가 1%p 오를 때 채권 가격이 약 2.7% 떨어진다는 의미예요.
| ETF | 채권 만기 | 듀레이션 | 금리 1%p 상승 시 채권 손실 |
|---|---|---|---|
| 1Q | 6개월 이내 | 약 0.5년 | 약 0.25% |
| RISE | 1년 이내 | 약 0.8년 | 약 0.4% |
| KIWOOM | 3M~1년 | 약 0.9년 | 약 0.45% |
| KODEX | 5년 이내 | 약 2.7년 | 약 1.35% |
KODEX만 듀레이션이 약 5배 높습니다. 다시 말해 금리가 오르면 KODEX 채권 부분에서 손실이 더 크게 발생할 수 있다는 거예요. 반대로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 차익으로 약간의 추가 수익이 나오기도 합니다.
근데 이 차이를 ETF 전체로 환산하면 그렇게 크진 않습니다. 채권은 ETF의 50%니까요. 금리가 1%p 오를 때 KODEX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약 -0.68% 정도. RISE는 -0.2% 수준. 차이는 0.5%p 정도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주식 부분 변동성이 워낙 크다 보니(하이닉스 1년 +600%인 시장에서) 이 정도 채권 듀레이션 차이는 "있긴 있다" 정도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금리가 다시 오를 가능성을 생각하면, KODEX보다는 RISE·1Q 같은 초단기 쪽이 좀 더 마음 편하게 느껴집니다.
6. 분배 정책 — 월배당이냐 분기배당이냐
분배 주기는 4종이 두 그룹으로 나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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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 배당 (1·4·7·10월)
RISE · 1Q
RISE는 이미 2회 지급. 채권 이자 중심이라 연환산 약 3.8~4.2% 추정. 1Q는 4월 14일 상장이라 아직 첫 분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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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배당 (매월 15일)
KODEX · KIWOOM
매월 현금 흐름이 들어옴. KIWOOM은 NAV 고점 시 성과연동 특별분배까지 추가. 일반계좌 비과세 효과 노린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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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배당을 좋아하는 분들도 많은데, 사실 연환산 분배율은 4종이 비슷합니다. 채권 50% 부분에서 나오는 이자가 비슷한 수준이라서요. 다만 KIWOOM의 "특별분배" 구조는 좀 다릅니다.
KIWOOM은 ETF 내부에서 주식 매매차익이 발생하면 그걸 정기 분배 외에 추가로 풀어주는 구조입니다. 일반계좌에서 매매차익이 비과세로 빠져나오는 효과가 있어요. 다만 이게 제대로 굴러갈지, 운용사가 약속대로 실행할지는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제 생각엔 분배 주기는 사실 큰 차별화 포인트는 아닙니다. 어차피 분배율 자체는 비슷하니까요. 단 월배당 캐시플로우가 정말 중요한 분이라면 KODEX, 아니면 RISE가 무난해 보입니다.
7. 계좌별 세금, 어디 담아야 가장 유리한가
이게 사실 4종 비교만큼 중요한 부분입니다. 채권혼합형 ETF는 국내 순수 주식형 ETF와 과세가 완전히 달라요.
| 계좌 | 매매차익 | 분배금 | 추천도 |
|---|---|---|---|
| 일반계좌 | 15.4% (보유기간과세) | 15.4% 원천징수 | ★★ |
| ISA | 200~400만 비과세 + 초과 9.9% | 동일 | ★★★★ |
| 연금 (IRP·연금저축) | 과세 이연 | 과세 이연 | ★★★★★ |
일반계좌에서 1,000만 원 투자해서 1년에 5% 수익이 났다고 가정해볼게요. 매매차익 30만 원, 분배금 20만 원이라고 단순화하면. 일반계좌에서는 약 7.7만 원 세금을 내고 약 42만 3천 원이 손에 들어옵니다.
근데 ISA에서는 200만 비과세 한도 안에 들어가니까 세금이 거의 0. 연금에서는 과세 자체가 이연됩니다. 수령 시점에 연금소득세 3.3~5.5%만 떼면 되고, 그것도 과세 이연 효과로 복리가 더 굴러갑니다.
8. 그래서 어느 걸 사야 하나 — 필자의 관점
정리하면, 4종이 거의 복붙이긴 한데 미세 차이는 있습니다. 성향별로 정리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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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장기·저비용 우선
RISE
AUM 1조 압도적, 보수 0.01%, 듀레이션 0.8년. 가장 안전한 선택이자 디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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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배당 캐시플로우 원함
KODEX
월배당 + 대형사 브랜드. AUM 5,700억으로 안정적. 채권 듀레이션 길어서 금리 인하 시 약간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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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보수 + 초단기 채권
1Q
보수 0.01%, 채권 6개월 이내로 가장 안전. AUM 322억이라 유동성은 좀 떨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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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배당 + 특별분배 공격적
KIWOOM
월+성과연동 특별분배. 일반계좌 절세 효과 기대. AUM 196억이라 가장 작음. 좀 더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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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한마디
제가 이 글을 쓰는 동안 솔직히 마음이 좀 복잡했습니다. 1년 전엔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며 한국 종목 다 빼고 미국으로만 도배했거든요. 근데 지금 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이익 37조, 영업이익률 72%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보고 있자니. 솔직히 좀 후회되네요. 작년 이맘때만 해도 한국 반도체는 죽었다는 사람이 많았는데 말이죠.
물론 지금 들어가는 게 정답이라는 건 아닙니다. 이미 많이 올랐고, 1년 뒤에 또 후회할 수도 있어요. 다만 연금저축 안에서 미국만 도배하던 포트폴리오에 한국 반도체를 일부라도 추가하는 건, 지금 시점에서 한 번쯤 고민해볼 만하다고 봅니다. 안 그러면 또 1년 뒤에 후회할지 누가 알아요.
저라면 RISE를 디폴트로 잡고, 연금계좌 안전자산 한도(30%) 일부에 담는 식으로 시작할 것 같습니다. 비중은 너무 크게 잡지 않으려고요. 두 종목 집중 베팅이라는 리스크는 분명히 있으니까요.
참고 자료
· KB자산운용,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ETF 운용보고서', 2026.04
· 한국거래소, 'ETF 신규 상장 공시', 2026.02~04
· 딜사이트경제TV, 'ETF 400조 — 치열해진 카피캣 전쟁, 해법 없나', 2026.04.24
· SK하이닉스 뉴스룸, '2026년 1분기 경영실적 발표', 2026.04.23
·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위험자산 한도 규정', 2026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종목·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결정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기재된 수치와 전망은 작성 시점 기준이며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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